국내 골프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화려한 막을 올린 제7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대회 2연패를 차지한유해란(나이 19세, SK네트웍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유해란(19, SK네트웍스)은 9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4라운드 대회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23언더파 201타로 이날 캐디로 나선 삼촌의 축하을 받으며 우승했다.
대회 첫날 공동선두에 오르며 물오른 실력을 펼친 유해란은 공격적인 경기로 타수차를 벌리며 마지막까지 선두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3언더파 우승은 2013년 MBN 김영주 골프 여자오픈에서 김하늘이 세운 최소 스트로크 우승과 타이를 이룬다. 우승이 확정된 후, 유해란 선수는 “루키 시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나오는 기회가 잘 없는데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회를 주관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원래 성격 자체가 차분하고 낙천적”이라고 자신을 설명한 유해란은 “다만 지난해까지 플레이는 실수도 잦고 급한 편이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차에 타면 뭐가 잘 됐고 안됐는지 생각하는 편이다. 잊어버려야 할 것은 잊어버리려고 한다. 그런 과정이 성숙하게 성장하는데 도움된 것 같다“고 자신만의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밝혔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것’도 비결 중 하나다. 그는 “대회 나올 때 ‘우승을 해야겠다’, ‘톱텐에 들어야겠다’같은 특정 목표를 잡지 않는다. 괜히 더 신경 쓸 것 같아서다. 예선 통과만 하자는 생각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번 우승은 올 시즌 KLPGA 루키 최초다. 이로써 유해란의 신인상 포인트는 785점에서 1055점이 됐다. 2위 조혜림(692점)과 격차가 커지면서 신인왕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유해란은 “올해 전 대회 컷 통과가 목표다. 하반기에도 그런 생각으로 하면 좋은 성적 나올 것 같다. 시즌이 아직 남았기 떄문에 자만하지 않고 착실히 신인상포인트를 쌓겠다”며 “루키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와서 우승할 수 있게 된 것 드문 일인 것으로 아는데 해내서 다행이고 매우 영광이다. 반짝하고 없어지는 선수가 아닌, 대중들에게 많이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했다.
유해란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골프를 배웠다. 유치원에서 골프를 가르쳤는데 그때 처음 그립 잡는 법을 배운 뒤 집으로 가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그는 “아버지는 골프가 뭔지도 모르셨지만 제가 하겠다고 하고 ‘그래’라고 하셨다”며 “그렇게 시작한 골프가 내 인생을 바꿔놨다”고 처음 골프를 배우게 된 옛일을 돌아봤다. 부친 유재권(63) 씨는 “덩치가 컸던 딸이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딸에게 골프를 가르쳤다”고 거들었다.
주니어 무대에선 펄펄 날았다. 지난해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목표했던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단체전 2위로 은메달, 개인전에선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