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서 또 러시아 선원 32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들과 접촉을 했던 선박 수리업체 한국인 직원 한 명에 이어서 동료 5 명도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부산 북항에 들어왔던 이 배는 영도의 한 조선소로 옮겨 가, 수리를 받았다.당시 승선했던 수리업체 한국인 직원 A씨가 확진판정을 받자, 러시아 선원 94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실시됐고, 3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최근 선박 수리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 승선해 업무 협의를 하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나 검사 결과,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어 A씨 가족과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9 진단검사에서 가족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직장 동료 5명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구나 A씨가 선박 수리를 위해 승선해 업무 협의를 벌였던 러시아 선박에서도 이날 32명의 선원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해당 선박은 부산항 입항 당시 부산검역소로부터 승선검역을 받았으나, 유증상자가 없다는 이유로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선대 부두에 정박한 뒤, 선원들이 하선하지 않은 상태로 수리를 받았다.
검역 당국은 전날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부랴부랴 해당 선박에 승선한 94명의 선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했다.이날 러시아 선박에서 32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이 선박과 접촉한 수리업체 직원의 동료 5명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감염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한편 지난달 23일 이후 부산항에 입항하거나 정박한 러시아 선박 8척에서 총 7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처럼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선박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오자 방역당국은 다른 선박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에 나섰다. 이달 1일 이후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 13척에 탑승 중인 429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8척 292명의 검체 채취를 완료했고, 다른 5척 137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과 해양수산부 등이 승선 후 작업 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강조하고 권고해왔지만 작업과정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수칙 준수가 미흡해서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중앙의 정예 역학조사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돼 이날 오후 5시부터 전체적인 위험도 평가, 조사 및 조치사항, 추가 개선사항 등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추가로 러시아 선원 중에 특별히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역당국은 이라크 현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귀국한 현장 근로자 중에서도 다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는 10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4000명에 이른다. 이 곳에선 매일 2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이라크의 경우 의료환경이 열악하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참고할 경우 코로나19가 넓게 확산됐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확인된 유증상자 89명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갑작스럽게 늘어날 코로나19 확진자 규모에 당황하거나 놀라는 일이 없기를 미리 말한다. 코로나19 유행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서 노력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위험에서 탈출시킨 것"이라며 "단순히 늘어난 숫자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됐다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