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로 일단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로써 이 지사는 사실상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사상 초유의 서울시장, 부산시장, 경기도지사 등 빅3 광역단체장 궐위사태를 면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후보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런 일 없다.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를 무죄 판단한 1심 재판부와 달리 2심 재판부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 판결을 앞둔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청사로 정상 출근했다. 이 지사는 공판에 출석하지 않고 집무실 내 에서 결과를 지켜봤고 공판에는 1심부터 변호를 맡았던 김종근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가 대신 출석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제게 주어진 최후의 한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한편 이번 판결로 이 지사는 이번 판결로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실제로 이 지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의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하는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선두인 이낙연 의원과 8~11%p 격차로 2위를 달리고 있어 간격을 더 줄일 전망이다.
또한 최근 리얼미터의 조사결과 이 지사는 전국 15개(서울, 부산 제외) 지자체장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취임 초기 꼴찌로 시작했으나 2년만에 1위에 오르는 등 급격한 인기 상승을 나타냈다.
만약 이날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다면 지사직을 즉각 상실할 뿐만 아니라 지난 지방선거 때 치른 선거보전비 38억여 원도 전부 토해내야 한다.
피선거권도 5년 동안 제한돼 사실상 대권의 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16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구 서초역 6번 출구 앞 자전거 도로 위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법원 선고 방청권 대기표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지었다.
이날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방청을 하기 위해 모였다. 대전에서 밤을 새고 오전 9시에 도착한 한 지지자는 "안타깝게 재판과정을 지켜봤다"며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지만 오늘이 마지막인 만큼 동거동락한 지지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현장으로 왔다"고 설명했다.